시와 장르-시어들의 풍경 41.인간의 본원적 감정으로서 슬픔은 항상 특정한 대상으로서 ‘무엇’에 대한 정서적 반응이다. 그리고 이는 원초적이고 즉각적인 감정 상태의 표출을 넘어 어떤 특별한 윤리적 감각들을 포함하기도 한다. 자기 연민이나 체념적 동정이 지니는 자족적 성격을 제외한다면 슬픔이라는 감정은 지속적이고 일관된 정서적 반응으로서, 그 본질상 윤리적 책임의식을 필연적으로 동반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윤리...
말과 사물-조연호, 암흑향(暗黑鄕)>>언어는 사물을 직접적으로 현시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언어를 통해 사물의 실체에 도달하려는 노력은 불가능한 꿈이 아닐 수 없다. 언어가 사물의 죽음을 전제로 한다는 유명론의 오랜 전언은 이러한 언어의 근원적 불가능성을 극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일상어의 특별하고 예외적인 사용을 통해 긴장적 언어를 구축하는 시어(詩語) 역시 궁극적으로는, 모방과 재현으로 귀속되는 언어의 내재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