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두 분의 선배와 함께 대학 시절 선생님을 찾아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선생님과 인연을 맺은 지 꼭 30년이 되었네요. 사실 내가 물리학을 공부하게 된 것이 전적으로 이 선생님 덕분이지요. 당시 난 수학을 전공하려고 했었는데 선생님의 <일반물리학> 강의를 듣고 난 후 물리학을 전공하기로 했지요. 강의를 통해 학생들을 지적인 세계로 푹 빠져들게 하는 선생님이 얼마나 멋져 보였는지 모릅니다. 선생님이 (흔한^^) 남성이 아니라 (과학계에선 희귀한^^) 여성이라서 더 멋져 보였어요. 그래서 뭐든지 선생님을 따라 하고 싶었는데 글씨체도 선생님을 닮고 싶었고, 나중에 내가 처음 강의를 하게 되었을 때도 선생님의 흉내를 내었던 기억이 납니다.
내게는 훌륭한 역할 모델이 되셨던 것이지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이제는 은퇴를 하셔서 복잡한 서울을 떠나 충남 아산에 계신데, 책을 읽으며 글도 쓰고 산책도 하면서 건강한 삶을 살고 계십니다. 사실 2년 전에 뵈었을 때보다 지금 더 건강해 보이셔서 얼마나 든든했는지 선생님은 모르실 거예요. 마치 건강한 부모님이 옆에 계신 것 처럼요.
선생님은 영원한 저의 멘토십니다, 오늘처럼 늘 건강하세요.
그러고 보니 교수법을 강의한 조벽 교수의 말이 생각납니다.
"사람이 기억되는 것이지 강의가 기억되는 것이 아니다."
정말 동의합니다, 조벽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