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비나스의 주체 개념에 대한 가장 흔한 오독의 하나는, 그가 주체의 자리에 타자를 대신놓음으로서(써)[이는 또하나의 주체에 불과한], 상투적인 '나'와 '너'의 상호주관성 비슷한 것을 꿈꾼다는 견해입니다(대표적으로 마르틴 부버의 논의와 같이). 그러나 이는 전적으로 왜곡되거나 피상적으로 이해된 것입니다. 오히려 레비나스는, 강한 의미에서, 주체의 이론을 새롭게 정초하고자 했던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무한한 계기로서 타자를 깊숙이 수용함으로써 주체의 무한한 확장과 초월 가능성을 타진한: 다소 부정확한 용어선택입니다만). 그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주체가 존재자가 아닌, 존재의 한 양식이며, 하여 상상의 산물인 '자아'가 지닌 허상을 무너뜨린다는 점에 레비나스 사유의 독창성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