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선생님께서 정년을 맞으셨습니다.
그 선생님과의 인연은 제가 학부 3학년 때부터입니다.
강직하신 성품으로 항상 무서운 선생님이셨는데,
15년도 더 지난 지금 알고보니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여린 분이셨습니다.
함께 여행이라도 갈 때라면 선생님께서는 조그만 가방에
군거질거리를 챙기시는 것을 빼먹지 않으신답니다.
손수 과일도 참 잘 깎아 주십니다.
지난 교수연수 속초에서 돌아오는 길목에서 함께먹었던
감자떡은 특히 오래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크게 화내시는 것도 여러번 봐왔지만,
제자들을 혼내신 후 선생님께서 더 힘들어하셨습니다.
저는 근래 석달 사이에 선생님께서 눈물을 훔치시는 것을 몇번 본 적이 있습니다.
한국체대와 옛기억을 떠올리 실 때면 그러셨습니다.
제가 훌쩍 자라 철이 들어버린 것인지, 선생님께서 늙어버린 것인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했던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항상 부모 같으신 선생님이셨습니다.
저도 그런 선생님 같은 선생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의 정년 진심으로 아쉽지만 축하드립니다.
선생님 사랑합니다.